《선線 그리고 선禪: Sentimographie》
2021 호랑가시나무 창작소 레지던시 릴레이 개인전
전남 광주, HORANGASY CREATIVE STUDIO
선교사들이 머물렀던 오래된 공간, 그곳의 유리창을 통해 스며드는 빛은 시대와 기억의 층위를 품고 있다. 나는 이곳에서 숲을 산책하며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따라 색의 파동과 흔들리는 선들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Sentimographie—감정의 흔적을 선으로 기록하는 나의 방식—는 건축의 틀 안에서 유리창이라는 물질 위에 물결처럼 펼쳐진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공간의 역사적 맥락과 교감하는 in-situ 작업이다. 선교사들의 종교적 선(禪)과 나의 조형적 선(線)은 이곳에서 겹쳐진다. 그것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빛과 그림자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층위 속에서 감각과 사유가 만나는 지점이다.
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은 고요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그 파장 안에서 잠시 멈추어 서게 한다. 선은 마음속 명상의 흐름이기도 하고, 자연의 물결이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선의 리듬을 통해 장소의 숨결과 나의 감정을 교차시켰다.